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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바람직한 번역이란 무엇인가 번호 43
이 름 운영자 조회수 5655
  "번역은 글쓰기 형태로서는 폄하되고 저작권법으로 불이익을 받으며, 학계에서 홀대받고 출판사, 회사, 정부, 종교 단체 등에 이용당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번역이 이처럼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일까?"

번역학 분야의 진보적 이론가로,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 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인 로렌스 베누티가 저서 '번역의 윤리-차이의 미학을 위하여'(열린책들 펴냄) 서문에 적은 글이다.

올해 국내에서도 번역이 관심을 받은 일이 있었다. '마시멜로 이야기' 대리번역 논란으로 인해 번역과 번역가의 역할에 대해 일부 성찰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그보다는 유명 방송인이 정말 번역을 했는지 여부에 더 관심이 집중됐다.

베누티의 글을 읽어보면 번역이 홀대받는 것은 국내에서만의 일은 아닌 듯 하다. 베누티는 번역에 대한 일반적인 문화적, 법적 홀대 현상이 원작자의 원본성(Originality), 사적 소유권을 중시하는 서구 낭만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 개인주의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특히 영미권 저서에 대한 번역이 압도적으로 많은 불균형 상태는 국가의 지배와 종속 관계로 요약되며, 이는 여러 국가의 문화적, 경제적 착취를 은폐하게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유네스코가 발행하는 월간지 '쿠리에' 1990년 4월호에 실린 한 기사를 사례로 제시한다. 이 기사는 멕시코의 다양한 민족을 소개했다.

"이 기사의 영어판은 콜럼버스 도래 이전의 멕시코 원주민을 폄하하는 이념적 성향을 띠면서 이들의 구전문화를 열등한 것으로 재현하고 있다"고 책은 비판한다.

저자는 또 하나의 사례를 제시한다. 1967-1972년 미국 번역가인 노먼 토머스 디 조반니는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소설과 시집을 영어판으로 내면서 "보르헤스의 작품 가운데 추상적 표현을 피하고 구체적 용어를 선택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보르헤스의 혁신적 글쓰기가 담고 있는 문학적 특수성을 억압했던 조반니는 보르헤스와의 협력관계를 계속 유지하지 못했다.

저자는 번역가 자신도 번역의 불평등 관계의 피해자가 돼 왔다고 주장한다. 체코 소설가 밀란 쿤데라는 자신이 선택한 영어와 프랑스어 표현뿐 아니라 기존 번역본 가운데 찾아낸 충실한 표현을 한데 버무려 '농담'의 세 번째 영역본을 스스로 만들어냈다고 한다.

하지만 쿤데라는 다른 번역자들이 번역본을 이용하는 데 동의했는지 여부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저작권법은 쿤데라에게 그의 작품에서 파생된 모든 작품들에 대한 전적인 권리를 부여했다.

저자는 이같은 번역의 스캔들 사례를 제시한뒤 "내가 옹호하는 윤리적 태도는 번역의 산출과 독서와 평가는 언어, 문화적 차이들에 대한 존중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호경 옮김. 360쪽. 1만4천500원.

(출처: 연합뉴스)